정청래, 법원장단 사법개혁 우려에 “사법부가 자초한 결과” 반격
전국 법원장 “사법 독립 보장돼야” 공식 입장
송원기 기자 | 입력 : 2025/09/13 [15:56]

민주당, 추석 전 본회의 통과 목표로 사법개혁안 추진
서울=(경찰연합신문) 송원기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법원 내부의 사법개혁 우려 목소리에 대해 “사법개혁은 사법부가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법원장단이 여당의 개혁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정치권과 사법부 간 갈등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정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국 법원장들이 사법개혁 논의에 사법부도 참여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지만, 이는 결국 사법부가 그동안 보여온 오만과 불신이 낳은 자업자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 독립을 보장해야 하고 내란재판부 위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대선 후보도 바꿀 수 있다는 오만이 과연 재판 독립이냐”고 반문했다.
정 대표가 언급한 것은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6·3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정 대표는 이를 두고 “사법부가 선거 판세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행태야말로 독립을 넘어선 정치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국 법원장들은 1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임시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사법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제도 개편 논의에는 사법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여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안에 대한 집단적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대법관 증원과 추천 방식 개편, 법관 평가 제도 도입 등 핵심 의제에 대해 법원 내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민주당은 추석 전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사법개혁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개혁안에는 ▲대법관 증원 ▲대법관 추천 방식 개선 ▲법관 평가제 도입 ▲하급심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이 포함됐다. 당 지도부는 이번 개혁이 “재판 독립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 내부에서는 이러한 제도 개편이 오히려 사법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원장단의 공식 성명은 단순한 내부 토론 수준을 넘어, 사법부 전체가 정치권의 개혁 추진에 집단적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법관 증원과 추천 방식 개선 문제는 향후 사법부의 권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안이라 갈등의 핵심이 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러한 법원 측의 반발을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사법부가 국민 앞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채 특정 사건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전례가 쌓인 결과가 지금의 불신”이라며 “사법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못박았다. 또 “조희대 대법원장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하며 “사법개혁의 저항은 결국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더 키울 뿐”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히 법원과 여당 간의 갈등을 넘어, 사법부의 정당성과 독립성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여당은 사법개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고, 법원은 사법 독립을 명분으로 집단 반발하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향후 사법제도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한 법학 교수는 “법원장단의 우려는 제도적 개혁 과정에서 사법부의 참여가 배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정치권이 이를 단순히 저항으로만 치부한다면 사법부와의 충돌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치학자는 “민주당이 개혁안을 밀어붙이더라도, 사법부의 반발이 커진다면 실제 제도 시행 과정에서 심각한 마찰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사법개혁의 성패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정청래 대표와 사법부 간의 이번 충돌은 개혁 의제의 방향성과 정당성을 둘러싼 본격적인 힘겨루기로 번지고 있다. 추석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여당과 법원, 양측 모두가 물러서지 않을 경우 정국은 한층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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